코노이케 토모코 <짐승의 거죽을 두르고, 풀 뜨개질을 하는…>


Donning animal skins and braided grass | Mixed media (mirror, wood, styrofoam, aluminum, etc.) | 318 x 55 x 117cm | 2011


현대의 시각으로 재해석된 신화의 세계 

드로잉, 설치, 애니메이션,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일본 대표 중진 여성 작가 코노이케 토모코의 국내 첫 개인전


짐승의 거죽을 두르고, 풀 뜨개질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으며
연기를 피우는 때만 그 소재를 알 수 있었다
숲을 먹고 살아가며 숲에 먹혀 죽어가네
아련한 목소리 안개에 삼켜지는
골짜기의 존재, 들판의 존재여
숲은 깊고 풀은 우거져있구나

- 코노이케 토모코




Dark Crow | Japanese ink, shell powder, gold leaf on Kumohada-mashi paper (Japanese Paper), fusuma (wood panel), lacquered frame | 182 x 544cm | 2010


갤러리현대 강남에서는 11월 3일(목)부터 27일(일)까지 일본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중진 여성 작가로 드로잉, 설치, 애니메이션, 회화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코노이케 토모코의 국내 첫 개인전 <짐승의 거죽을 두르고, 풀 뜨개질을 하는…Donning Animal Skins and Braided Grass>을 개최한다.




Quaking Island | Mixed Media (Japanese ink, acrylic, gold leaf, etc.) | 175 x 135 x 5cm | 2010


코노이케 토모코의 독특한 판타지의 세계..
코노이케 토모코는 현실과 또 다른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중간자적인 실체로서, 사람의 다리가 달린 늑대, 얼굴은 없으나 팔, 다리가 있으며 눈송이 같이 하얀 털로 뒤덮인 원형의 생명체인 미미오(mimio), 몸체가 없는 어린 여자아이의 다리 등 일본 신화 속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작가의 상상물의 결과인 독특한 캐릭터를 작품에 표현한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숲(자연)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작가는 미미오라는, 단순히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아닌 무구한 것과 무구한 것에서 타락한 존재의 중간 즈음에 있는 캐릭터를 통해,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어린이가 세상을 지각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 다른 캐릭터인 늑대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작품에서 위협적인 존재가 아닌 인간인 주인공을 지키는 수호천사 혹은 인간의 욕망을 자유롭게 해방시키는 매개체의 역할로 표현된다. 이는 20세기 초반 이후로 멸종되었으나 일본의 설화나 우화에 매우 유순하고 선한 이미지로 풍자되어 온 일본 늑대의 이미지에 기반을 두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작가가 표현하는 인간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다양한 상상 속 실체는 자연과 인간의 경계가 없던 태초의 인류의 근원적인 의미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각각의 캐릭터가 드러내는 의미 보다는 관객을 작가가 만든 판타지의 세계로 다양한 모험을 즐기게 하는 기묘한 분위기를 생성하는 것에 있다고 하겠다.




Inter-Traveller | FRP, cotton, leather | 60 x 30 x 20cm | 2009


전통 일본 미술의 기법과 감성..
코노이케 토모코는 캔버스가 아닌 일본에서 가장 질긴 종이로 알려져 있는 쿠모하다마시(Kumohada-mashi, 雲肌麻紙) 종이에 그림을 그린다. 마포로 만들어진 이 일본의 전통적인 종이에 작품의 보존성을 높이는 명반과 니카와(Nikawa, 膠: 아교풀의 일종으로 짐승의 가죽, 힘줄, 뼈 따위를 진하게 고아서 굳힌 끈끈한 풀)를 섞어 엷게 발라 코팅하여 매끄럽고 방수처리가 된 표면을 완성한다. 또한 색연필, Sumi Ink(일본전통 수묵화에 사용되었던 먹), 아크릴, 수채화 등 다양한 색채 기법을 섞어 사용한다. 이렇듯 작가는 무기 안료(Mineral Pigment)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테크닉적으로 매우 전통적인 일본화 기법을 고수하고 있다. 또 한가지 주목 할 만한 요소는 작품 표면에서 미세하게 반짝이는 금가루 입자이다. 금종이는 일본문화와 떼어 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재료로 식용으로 애용될 정도로 그 사용범위가 넓다. 금종이를 대나무 통에 넣고 곱게 갈은 뒤 화폭 전반에 뿌리며 니카와를 사용해 고정시킨다.




Tsunami | Pencil and Color Pencil on Paper | 21 x 29.4cm | 2011


작가는 또한 후스마를 재료로 한 대형 회화 작품도 선보이는데, 후스마(Fusuma)란, 일본의 전통 가옥에서 볼 수 있는 나무틀을 짜서 양면에 종이를 바른 문으로 주로 침실과 거실을 나누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습기와 통풍을 조절하며, 바람과 추위를 막기도 하지만 사적인 공간을 가려주는 의미가 크다. 작품에서는 다른 세계로의 입성, 사적인 공간 또는 작가의 상상의 세계로 접근하는 문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문 너머의 다른 세계에는 죽은 자와 살아있는 생명체가 공존하고 동물, 괴생명체,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You who are looking-what are you looking at | Pencil, color pencil, watercolor, and acrylic on Japanese paper | 80 x 80 x 9cm | 2011


코노이케 토모코의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세계와 함께 전통 일본 미술의 정교함과 세밀함이 잘 드러난다. 이번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을 통해, 현 일본사회의 정체성을 반영한 듯한 어른들을 위한 우화를 완성도 높은 구성과 내러티브로 선보이는 코노이케 토모코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감상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본 전시 오프닝 날인 11월 3일(목) 오후 5시에는 작가가 방한하여 관객을 만나는 아티스트 토크 시간도 마련된다.



Hidden Mountain-Shining (S) | Mixed media (mirror, wood, Styrofoam, imitation pearl, cement, etc.) | 52 x 52 x 24cm | 2011


Hear-Donning animal skins and braided grass | Mixed Media (Japanese ink, acrylic, gold leaf, etc.) | 103 x 73 x 3cm | 2011


Voice-Donning animal skins and braided grass | Mixed media (Japanese ink, acrylic, gold leaf, etc.) | 175 x 135 x 5cm | 2011


Whisper, Donning animal skins and braided grass | Mixed Media (Japanese ink, acrylic, gold leaf, etc.) | 73 x 103 x 3cm | 2011


mimio-Odyssey | Video Installation (DVD) | 11 min. 30 sec | 2005


mimio-Odyssey | Video Installation (DVD) | 11 min. 30 sec | 2005


mimio-Odyssey | Video Installation (DVD) | 11 min. 30 sec | 2005


mimio-Odyssey | Video Installation (DVD) | 11 min. 30 sec | 2005


mimio-Four seasons | Video Installation (DVD) | 6 min | 1999-2000


mimio-Four seasons | Video Installation (DVD) | 6 min | 1999-2000


animation drawing from mimio-Odyssey | Pencil on Paper | 25.7 x 36.4cm | 2005


animation drawing from mimio-Odyssey | Pencil on Paper | 25.7 x 36.4cm |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