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셸 오토니엘: My Way

커다란 두 개의 라캉의 매듭 The Great Double Lacan’s Knot 
2011
Mirror glass, metal, 210 x 396 x 186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erie Perrotin, Paris


라캉의 매듭 Lacan’s Knot 
2009
Mirror glass, metal, 150x 135 x 50 cm
Collection François Odermatt, Courtesy Galerie Perrotin, Paris


소원을 비는 벽 The Wishing Wall
1995
Wall, phosophore, matches, Dimensions variable
Installation view at PLATEAU, Samsung Museum of Art, Seoul, 2011
Collection of the Artist 


눈물들 Tears
2002
Glass, water, table, 140 x 500 x 70 cm
Louis Vuitton Foundation for Creation



나의 침대 My Bed
2002
Murano glass, steel, aluminum, soft-furnishings, felt, 
290 x 240 x 190 cm
Collection François Odermatt, Courtesy Galerie Perrotin, Paris






 ■ 장-미셸 오토니엘의 예술세계 



장-미셸 오토니엘은 20대였던 1992년 이미 제9회 카셀 도큐멘타 초대작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1994년 퐁피두 센터 『Feminin/Masculin』전, 1997년 베니스 페기구겐하임 콜렉션 상설전, 2000년 파리 루브르 박물관  팔레루와얄 역의 지하철 역사 100주년 기념 프로젝트 등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 미술가이다. 


오토니엘의 예술세계는 현대미술의 두 주류를 형성하는 형식주의나 개념  논쟁에서 벗어나 오히려 매체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유리 매체의 아름다운 조형성과  대중적인 인기로 인해 종종 상업적 작가로 폄하되곤 하지만, 그 속에는 고통과 상처를 견디고 보듬어 나가는 방법으로 작가 자신의 자전적 삶을 반영한 진지한 주제의식을 내포하여 관람객들에게서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번 전시는 오토니엘의 은밀하고 시적인 초기작들을 시작으로 놀라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환상의 세계로 관객들을 인도한다. 자전적 경험과 트라우마에 근거한 그의 작업은 유황, 인, 왁스, 유리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민감한 재료들을 실험해 온 것으로 특징된다. '변신'으로 규정되어 질 수 있는 이러한 재료들은 매체에 대한 오토니엘의 독특한 관심을 반영하며,   마치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처럼 견디기 어려운 세상으로부터 벗어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된다. 이러한 독특하고 희귀한 재료로 유두, 구멍, 입술 혹은 눈과 같이 신체의 구멍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작가는 1990년대의 몸 담론이나 성정체성 논의와 같은 맥락에 놓이면서도 관객들로 하여금  한 인간으로서 작가가 경험하고 인내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을 공감하게   한다. 재료의 아름다움과 혐오감 사이를 오가며 삶의 양가성을 천착해 온  그의 작품세계는 주류 미술계의 개념적, 형식적 계보와는 거리를 둔 '개인 신화'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과 유기적 세계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장르의 한계에 도전해 온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강인함과 연약함을 겸비한 유리의   무한한 색채와 예술적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고, 그로부터 유리의 조각적   특성을 넘어 새로운 기념비성을 실현한다. 신체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장신구를 건축적 규모로 확장하는 그의 조형방식은 초현실주의를 계승한 것이면서  동시에 역사와 대중문화에 대한 참조이기도 하다. 특히 현대미술사가 무관심했던 아름다움과 환상의 세계를 복원함으로써 시각영역의 풍요로움을 개척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오토니엘은 그가 구축한 마법과 환상의 세계를 통해 "예술가로서 나는 세상에 다시 마법을 걸고 싶다. 생존자의 통찰력으로  많은 기준들이 무너져 내리는 비극적인 순간에서 자연의 아름다움, 재료의 경이로움 혹은 감정의 진실함과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발견하게 하고 싶다" 고 말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루브르 박물관, 알함브라 궁전 등에서도 전시했던 오토니엘의 작품을 유리로 만든 건축 공간인 플라토의 글라스파빌리온의  자연광 속에서 관람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인간의 장엄함과 비참함이라는 상반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로댕의 <지옥의 문>, <깔레의 시민>과의 시적인 대화를 통해 오토니엘의 작품 속에 흐르는 '육체와의    연계성', '자유로워 지는 법', '사랑의 애도'를 보다 강렬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Jean-Michel Othoniel 
at PLATEAU, Seoul, 2011
ⓒ Sang Tae Kim